[의협신문] "대한민국 의료는 황당무계한 상황" 2017.06.16

사무국
2017-06-16


- 박리다매, 비급여 권장, 의학교육 무관심... "국가 철학 부재를 의사 개인 문제로 치부"


우리나라에서 좋은 의료, 좋은 의사가 되기 어려운 원인은 의사전문직업성과 국가 철학의 부재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한희진 고려의대 교수(의인문학교실)는 12일 열린 의료윤리연구회 월례모임에서 '국가 철학과 의사전문직업성' 주제강연을 통해 "불합리한 수가제도로 인해 의사들은 3분 진료라는 박리다매에 매달려야 하고, 의료기관은 비급여 진료를 권장해야 유지할 수 있다"면서 "의과대학은 SCI 논문을 양산하는데 치중해 의학교육에 무관심하다 보니 적정 진료와 과학적·전문적 진료가 불가능한 황당무계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의료기관 내부에서도 빈익빈 부익부라는 경제적·사회적 양극화에 직면해 있다"고 밝힌 한 교수는 "이러한 상황이 벌어진 원인을 돈만 밝히고, 의료의 공공성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의사 개인의 윤리적 문제로 치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의료법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한 교수는 "각 국가와 사회가 추구하는 가치를 반영하지 못한 채 제목만 베껴 누더기식으로 의료법을 만들다보니 현실적으로 지키기 어려운 법이 됐다"면서 "과연 우리나라 의사전문직업성을 뒷받침하는 법과 국가철학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국가철학이 없다면 이를 수립하기 위해 의사 직종이 사회에 관심을 갖고,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한 한 교수는 "의사 직종의 정치 참여는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정당 활동이 아니라 정치 현안에 의견을 내고 참여하는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의사 사회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먹고 살기 바쁜 데 언제 정치에 참여하냐는 것은 의사전문직업성에 대한 방임이자 정치의식이 없다는 것"이라고 비판한 지적한 한 교수는 "이익집단으로서 정치참여가 아니라 의사로서 직업윤리와 사회적 책무를 실천하기 위해 정치 참여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프랑스의 국가철학인 '자유·평등·박애'는 프랑스의 의료 이념과 맥을 같이한다"며 프랑스 의사전문직업성의 역사적 배경을 설명한 한 교수는 "의학은 환자 개인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사회적·경제적 상황을 모두 파악하고 개선해야 할 의무를 갖게 된다는 것이 프랑스와 미국의 국가철학과 의사전문직업성을 확립한 밑바탕"이라며 "의사의 가치는 '돈'이 아닌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며, 전문직업성을 준수하는 의사는 직업윤리와 사회적 책무를 자각하고 실천하는 의사"라고 강조했다.


국가철학과 의사전문직업성 확립을 위한 실천 방안의 첫 걸음으로 의사 개인이 인문학적 교양을 함양하는 일부터 시작할 것을 권고했다.


한 교수는 "독서를 통해 깊이 있는 고민과 철학적 내공을 쌓고, 의사의 전문성과 인문사회학적 내공을 보탬으로써 의사전문직업성과 국가철학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사회 각 분야 전문가와 지식인이 참여하는 집단 토론의 장을 확대하고, 정치 참여를 실천함으로써 장기적으로 국가철학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는 2학기에 개설 예정인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인문학 강좌부터 참여하는 것도 철학적 내공을 쌓아가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월례강연에 앞서 국제장기이식윤리협회(IAEOT)는 중국의 불법 장기 매매에 관한 다큐멘터리(휴면 하비스트)를 방영하며 장기이식 윤리 문제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


국제장기이식윤리협회(http://www.iaeot.org)는 '강제 장기적출에 반대하는 의사들'(DAFOH) 한국단체로 출판·기고·홈페이지·세미나 등을 통해 중국을 비롯해 일부 국가에서 자행하고 있는 강제 장기적출로 인한 반인륜적 범죄행위에 공조자가 되거나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예방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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