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731부대의 생체실험 만행을 고발한 중국 영화 <731>이 2025년 9월 18일 개봉 첫날 중국 박스오피스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개봉 당일 약 3억 4,500만 위안(약 485억 원)의 수익을 올리며 76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 역대 최고 첫날 흥행 기록을 갈아치웠다. 최근 중국에서 민족주의적 성향의 전쟁 영화들이 꾸준히 흥행하며 대중의 애국심을 자극하는 가운데, 731 역시 이 흐름에 합류했다.
그러나 이 영화가 일본의 전시 만행ㅡ 731부대가 전쟁포로와 민간인을 대상으로 생화학 실험을 진행해 약 3,000명을 희생시킨 범죄—을 고발하며 관객의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동안, 중국 내에서는 유사한 윤리적 참사가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사회는 중국에서 양심수, 특히 파룬궁 수련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제 장기적출과 생체실험이 비밀리에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속적으로 문제 삼아왔다. 이는 영화가 불러일으킨 분노와는 대비되는, 현대 중국의 어두운 이면으로 지목된다.
2016년 발표된 보고서 '피의 수확/학살 개정판(Bloody Harvest/The Slaughter: An Update)'은 캐나다 전 국무지원장관 데이비드 킬고어, 인권변호사 데이비드 메이터스, 언론인 에단 구트먼이 작성한 680쪽 분량의 조사로, 중국의 강제 장기적출 실태를 폭로했다. 이 보고서는 병원 데이터, 이식 건수, 증인 증언을 분석해 중국이 공식 통계보다 훨씬 많은 연 6만~10만 건의 장기이식을 시행하며, 사형수나 비동의 하에 구금된 양심수로부터 장기를 적출한다고 추정했다. 특히 1999년부터 박해받아온 파룬궁 수련자들이 주요 표적이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이 의혹의 핵심에는 2012년 왕리쥔과 제3군의대 부속 다핑병원 연구진이 개발한 '일차 뇌간 손상 충격 장치'(특허번호 CN202376254U)가 있다. 공식적으로 동물 실험용으로 설명된 이 장치는 뇌간에 정밀 타격을 가해 뇌사를 유도하면서 심장 기능과 장기 보존 상태를 유지한다. 보고서는 이 장치가 치사 주사의 대안으로, 주사로 인해 장기 신선도가 저하되는 문제를 해결하며 뇌사 상태의 인체를 수술실로 옮겨 직전에 장기를 적출함으로써 더 신선한 장기를 확보한다고 분석했다. 관련 연구는 2007년 10월까지 평균 연령 31세의 12개 시신을 실험에 사용했다고 밝혔으나, 전문가들은 이들이 과연 시신이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왕리쥔은 의사나 학자가 아닌 전직 경찰 간부로, 충칭시 공안국장과 부시장을 지낸 보시라이의 측근이었다. 2003년부터 2008년까지 랴오닝성 진저우시 공안국장 및 현장심리연구센터 주임으로 재임하며 '약물 주사 후 장기수용체 이식' 연구를 주도했다. 2006년 공산주의청년단 산하 광화과학기술기금회는 이 연구로 왕리쥔의 센터에 ‘광화창신 특별공헌상’과 200만 위안을 수여했다. 왕리쥔은 2003~2006년 수천 건의 장기적출 과정에서 약물 실험을 진행했다고 밝혔으나, 실험 대상의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가 랴오닝성에서 파룬궁 탄압을 주도한 점과 강제 장기적출의 주요 피해자가 파룬궁 수련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상이 누구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중국의 장기이식 윤리에 대한 의구심은 학계로도 확장된다. 2019년 호주 맥쿼리대 웬디 로저스 교수는 출처 불명의 장기를 사용한 중국 이식 논문 400여 편의 철회를 이끌며 네이처의 '올해의 10인'에 선정되었다. 한국장기이식윤리협회(KAEOT) 김황호 이사는 “논란을 피하려 시신 실험이라고 주장하지만, 불투명한 장기 출처로 논문이 철회된 중국 이식학계의 전력을 보면 생체실험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2017년 한국 TV조선 탐사보도 세븐은 중국의 연구소를 방문해 뇌간 손상 장치의 설계도를 확인하는데 성공했으며, 뇌간 손상 장치(일명 뇌사기)가 장기 보존 목적으로 개발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2019년 제프리 나이스 경이 이끄는 런던의 독립 ‘중국재판소’는 중국의 양심수 대상 강제 장기적출이 오랜 기간 대규모로 진행 중이라고 결론지었다. 강제 장기적출 피해자는 수십만 명에 달할 수 있으나, 중국 당국의 철저한 은폐로 정확한 규모는 파악되지 않는다.
국제사회는 중국 당국의 강제 장기적출을 범죄로 규정하고 정면 대응에 나섰다. 2025년 5월 미국 하원은 파룬궁 수련자 대상 강제 장기적출 관련자를 제재하는 ‘파룬궁 보호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731이 역사적 분노를 불러일으키며 극장에서 승승장구하는 지금, 현대 중국의 이 같은 실태가 알려진다면 중국인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사진1: 2016년 발표된 보고서 '피의 수확/학살 개정판(Bloody Harvest/The Slaughter: An Update)'에 실린 뇌사기(일차 뇌간 손상 충격 장치) 개발과 생체실험 의혹에 대한 내용.

사진2: 2017년 방영된 TV조선 탐사보도 세븐 ‘죽여야 산다’편에서, 왕리쥔이 개발한 장기 손상 없는 주사와 뇌간 손상 충격장치(뇌사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2: 2017년 방영된 TV조선 탐사보도 세븐 ‘죽여야 산다’편에서, 뇌간 손상 충격장치(뇌사기)를 재연하고 있는 장면.

영화 <731> 포스터.
일본군 731부대의 생체실험 만행을 고발한 중국 영화 <731>이 2025년 9월 18일 개봉 첫날 중국 박스오피스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개봉 당일 약 3억 4,500만 위안(약 485억 원)의 수익을 올리며 76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 역대 최고 첫날 흥행 기록을 갈아치웠다. 최근 중국에서 민족주의적 성향의 전쟁 영화들이 꾸준히 흥행하며 대중의 애국심을 자극하는 가운데, 731 역시 이 흐름에 합류했다.
그러나 이 영화가 일본의 전시 만행ㅡ 731부대가 전쟁포로와 민간인을 대상으로 생화학 실험을 진행해 약 3,000명을 희생시킨 범죄—을 고발하며 관객의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동안, 중국 내에서는 유사한 윤리적 참사가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사회는 중국에서 양심수, 특히 파룬궁 수련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제 장기적출과 생체실험이 비밀리에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속적으로 문제 삼아왔다. 이는 영화가 불러일으킨 분노와는 대비되는, 현대 중국의 어두운 이면으로 지목된다.
2016년 발표된 보고서 '피의 수확/학살 개정판(Bloody Harvest/The Slaughter: An Update)'은 캐나다 전 국무지원장관 데이비드 킬고어, 인권변호사 데이비드 메이터스, 언론인 에단 구트먼이 작성한 680쪽 분량의 조사로, 중국의 강제 장기적출 실태를 폭로했다. 이 보고서는 병원 데이터, 이식 건수, 증인 증언을 분석해 중국이 공식 통계보다 훨씬 많은 연 6만~10만 건의 장기이식을 시행하며, 사형수나 비동의 하에 구금된 양심수로부터 장기를 적출한다고 추정했다. 특히 1999년부터 박해받아온 파룬궁 수련자들이 주요 표적이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이 의혹의 핵심에는 2012년 왕리쥔과 제3군의대 부속 다핑병원 연구진이 개발한 '일차 뇌간 손상 충격 장치'(특허번호 CN202376254U)가 있다. 공식적으로 동물 실험용으로 설명된 이 장치는 뇌간에 정밀 타격을 가해 뇌사를 유도하면서 심장 기능과 장기 보존 상태를 유지한다. 보고서는 이 장치가 치사 주사의 대안으로, 주사로 인해 장기 신선도가 저하되는 문제를 해결하며 뇌사 상태의 인체를 수술실로 옮겨 직전에 장기를 적출함으로써 더 신선한 장기를 확보한다고 분석했다. 관련 연구는 2007년 10월까지 평균 연령 31세의 12개 시신을 실험에 사용했다고 밝혔으나, 전문가들은 이들이 과연 시신이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왕리쥔은 의사나 학자가 아닌 전직 경찰 간부로, 충칭시 공안국장과 부시장을 지낸 보시라이의 측근이었다. 2003년부터 2008년까지 랴오닝성 진저우시 공안국장 및 현장심리연구센터 주임으로 재임하며 '약물 주사 후 장기수용체 이식' 연구를 주도했다. 2006년 공산주의청년단 산하 광화과학기술기금회는 이 연구로 왕리쥔의 센터에 ‘광화창신 특별공헌상’과 200만 위안을 수여했다. 왕리쥔은 2003~2006년 수천 건의 장기적출 과정에서 약물 실험을 진행했다고 밝혔으나, 실험 대상의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가 랴오닝성에서 파룬궁 탄압을 주도한 점과 강제 장기적출의 주요 피해자가 파룬궁 수련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상이 누구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중국의 장기이식 윤리에 대한 의구심은 학계로도 확장된다. 2019년 호주 맥쿼리대 웬디 로저스 교수는 출처 불명의 장기를 사용한 중국 이식 논문 400여 편의 철회를 이끌며 네이처의 '올해의 10인'에 선정되었다. 한국장기이식윤리협회(KAEOT) 김황호 이사는 “논란을 피하려 시신 실험이라고 주장하지만, 불투명한 장기 출처로 논문이 철회된 중국 이식학계의 전력을 보면 생체실험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2017년 한국 TV조선 탐사보도 세븐은 중국의 연구소를 방문해 뇌간 손상 장치의 설계도를 확인하는데 성공했으며, 뇌간 손상 장치(일명 뇌사기)가 장기 보존 목적으로 개발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2019년 제프리 나이스 경이 이끄는 런던의 독립 ‘중국재판소’는 중국의 양심수 대상 강제 장기적출이 오랜 기간 대규모로 진행 중이라고 결론지었다. 강제 장기적출 피해자는 수십만 명에 달할 수 있으나, 중국 당국의 철저한 은폐로 정확한 규모는 파악되지 않는다.
국제사회는 중국 당국의 강제 장기적출을 범죄로 규정하고 정면 대응에 나섰다. 2025년 5월 미국 하원은 파룬궁 수련자 대상 강제 장기적출 관련자를 제재하는 ‘파룬궁 보호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731이 역사적 분노를 불러일으키며 극장에서 승승장구하는 지금, 현대 중국의 이 같은 실태가 알려진다면 중국인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사진1: 2016년 발표된 보고서 '피의 수확/학살 개정판(Bloody Harvest/The Slaughter: An Update)'에 실린 뇌사기(일차 뇌간 손상 충격 장치) 개발과 생체실험 의혹에 대한 내용.
사진2: 2017년 방영된 TV조선 탐사보도 세븐 ‘죽여야 산다’편에서, 왕리쥔이 개발한 장기 손상 없는 주사와 뇌간 손상 충격장치(뇌사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2: 2017년 방영된 TV조선 탐사보도 세븐 ‘죽여야 산다’편에서, 뇌간 손상 충격장치(뇌사기)를 재연하고 있는 장면.
영화 <731> 포스터.